작년 이맘때쯤, 중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새벽같이 일어나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렸습니다.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아침, 이불 속이 그리울 시간에 벌써 버스 정류장에서 떨고 있던 아이. 하루 3천 원 남짓한 교통비가 한 달이면 10만 원 가까이 쌓이고, 방과 후 학원까지 오가느라 피곤에 절은 얼굴로 돌아오는 그 모습에서,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닌 체력과 정서적 소모까지 함께 느껴졌습니다. 만약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집이라면 이 부담은 얼마나 무거울까요?
경기도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청소년
교통비 지원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이동이라는 일상의 기본을 보장하고, 청소년들이 경제적 제약 없이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이 제도가 단지 돈을 돌려주는 것을 넘어, 아이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직접 체감했던 이야기를 통해 나눠보겠습니다.
1. ‘청소년 교통비 지원제도’란? 한 걸음 더 쉽게, 한 발짝 더 멀리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제도는 만 13세부터 23세 사이의 도내 청소년 및 청년에게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한 대중교통비를 일정 금액 한도로 환급해 주는 정책입니다. 처음 시행된 2020년 이후 꾸준히 개선과 확장을 거쳐, 2025년 현재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취업준비생, 비진학 청년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제도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상 교통수단은 수도권 통합요금제가 적용되는 시내·광역버스, 지하철, GTX 등으로, 실생활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수단들이 포함됩니다. 환급 방식은 상·하반기 각각 최대 6만 원씩, 연간 총 12만 원 한도로 교통비 일부를 돌려주는 구조이며, 모바일 교통카드(QR 포함) 사용자도 지원받을 수 있어 사용 편의성이 높습니다.
제가 조카의 사례에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경제적인 혜택을 넘어 이동의 자유가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학원 선택도 집 근처에 국한됐고, 먼 도서관이나 박람회엔 ‘돈이 아까워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제도를 통해 더 넓은 활동 반경이 생기자 아이가 진로 탐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더군요.
결국 교통비 환급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선택지를 부여하는 정책입니다. 특히 이동이 제한되기 쉬운 저소득층이나 비진학 청년들에게는 진로를 향한 길을 여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2. 누가,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 복잡하지 않은 기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
교통비 지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복잡한 조건이 많겠지’라는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이 제도는 놀라울 만큼 포용적입니다. 소득 수준, 학교 재학 여부, 성적 조건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실제로 중도 퇴학자, 검정고시 준비생, 구직 중인 청년들도 환급 대상에 포함됩니다.
지원 대상은 신청일 기준 만 13세 이상, 만 23세 이하인 경기도 거주 청소년·청년입니다. 주민등록상 경기도민이어야 하며, 신청 당시 실제 거주 여부도 확인되므로 이사나 거주지 변경 시에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건 교통카드 사용 내역이 본인 명의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족이나 친구의 카드를 사용한 내역은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의 실명 카드로 등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카의 경우, 하루 평균 3천 원 이상을 교통비로 쓰고 있었는데, 한 학기 동안 약 6만 원의 환급을 받으면서 학원비 외의 경제 부담을 확실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소득층 청소년에게는 간단한 교통비도 상당한 부담이 되며, 이 제도는 그런 경제적 장벽을 낮춰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흥시의 기본 교통비나 화성시의 무상교통과 같이 시 단위에서 별도 지원을 받는 경우엔 경기도 차원의 교통비 환급과 중복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어 접근성이 매우 좋은 복지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쉽게 신청하고 정확하게 받자 – 교통비 환급의 전 과정
이 정책의 또 하나 장점은 간단한 신청 절차입니다. 신청은 연 2회, 상반기(16월)와 하반기(712월) 이용 내역을 기준으로 진행되며, 각각 7월과 다음 해 1월에 포털을 통해 접수합니다.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포털(https://youth.gyeonggi.go.kr)에서 회원가입 후 본인 인증을 하고, 교통카드를 등록한 뒤 교통비 사용 내역을 자동 연동하거나 수동 입력하면 됩니다.
지급 방식은 신청 시 등록한 지역화폐 또는 계좌로 30일 이내 입금되며, 카드사와 연동된 시스템으로 실사용 내역이 자동 분석되어 최대 30% 범위 내에서 환급액이 계산됩니다. 사용자의 명의만 명확하면 절차상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2025년부터는 부모 대리 신청도 가능해져 초등 고학년 또는 중학생 등 본인 명의 카드가 없는 경우에도 손쉽게 신청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조카가 환급금을 처음 받은 날, “내가 번 돈 같아”라며 용돈처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았던 일입니다. 단순한 환급이 아니라, ‘내가 사용한 것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죠.
또한 카드 분실 시 새 카드로 변경 등록이 가능하고, 1인당 최대 2장의 교통카드를 등록할 수 있으니, 카드 이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듭니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보호자 분들도 충분히 따라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가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어, 정보 격차를 최소화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이동의 자유는 곧 성장의 기회입니다.
우리는 흔히 교통비를 당연한 지출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있어 대중교통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만나고 경험을 쌓아가는 ‘기회의 문’입니다. 경기도의 청소년 교통비 지원제도는 이 문을 누구에게나 활짝 열어주기 위한 정책이며, 복잡한 조건 없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현실형 복지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어떤 청소년은 더 좋은 학원을 찾을 수 있고, 또 어떤 청년은 면접을 보기 위해 부담 없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동이라는 작은 발걸음이 때로는 큰 변화를 일으키는 시작이 되기도 하죠. 저 역시 조카를 통해 그 가능성을 직접 목격했기에,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제도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5년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3세 이상부터 23세 이하의 청소년·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제도. 혹시 아직 신청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바로 포털을 방문해보세요. 단 몇 번의 클릭이 누군가에게는 ‘세상을 만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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